1. 길리안 바레 증후군이란 무엇입니까? — 모든 인류에게 발생할 수 있는 급성 질환
길리안 바레 증후군(Guillain-Barré Syndrome, GBS)은 신체 면역체계가 자기 자신의 말초신경을 공격하고 나면 발생하는 급성 신경계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 감염 또는 세균 감염이 있은 후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으나, 정확한 발병 원인은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나는 이 병을 처음 만난 것은 평범한 초겨울 어느 날이었다. 감기 기운이 심하게 오고 난 직후에, 몸살이 며칠 지속되었는데 당시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었다. 하지만 감기 후 2주쯤 지났을 때 다리에 힘이 빠지는 이상한 느낌이 찾아왔다. 무거운 모래주머니를 단 것처럼 다리가 처지고, 손끝은 저리기 시작했다. 처음엔 단순히 피로가 쌓인 줄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점점 글씨를 쓰는 것조차 힘들어지고, 젓가락질도 서툴러졌다. 평소 무심히 지나쳤던 일상이 무너지는 순간, 두려움이 밀려왔다. 급히 신경과를 찾았고, 여러 검사를 거쳐 길리안 바레 증후군이라는 낯선 이름을 마주하게 되었다. 의사는 "이 병은 누구에게나 갑작스럽게 찾아올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건강을 자신하던 나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던 것이다.
2. 일상생활에서의 초기 증상과 진단 과정 — 작지만 위험한 신호를 놓치지 말자
초기 증상은 매우 비밀스럽게 접근해 온다. 내 경우도, 발끝이 약간 얼얼한 정도로 시작되었다, 이 작은 신호를 무시하고 넘긴 일이라는 것이 지금 생각하면 두려운 일이 있었다. 증상은 몇 시간, 혹은 며칠 사이 빠르게 확산되기 시작한다. 다리가 무거워지고, 손가락 끝에 힘이 빠지면서 가벼운 물건조차 집기 잘 어려워졌다. 무엇보다 두려웠던 것은 몸의 감각이 점점 둔해짐에 따라 내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 결국 가까운 종합병원을 찾아 혈액 검사, 근전도 검사(EMG), 신경전도 검사(NCS), 요추천자 검사까지 받게 되었다. 요추천자 검사 결과, 뇌척수액 속 단백질 수치가 높아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길리안 바레 증후군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인 '알부민-세포 괴리'를 나타낸다. 검사 과정은 생각보다 고통스러웠다. 허리에 굵은 바늘을 찔러 뇌척수액을 뽑아내는 요추천자 검사는 심리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큰 부담이었다. 하지만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었다. 진단이 확정된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머리가 하얘졌다. 하지만 의료진은 "조기에 발견했기 때문에 예후는 좋은 편"이라며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그 말에 겨우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3. 치료 과정과 회복 — 고통 속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았다
치료는 곧바로 진행되었다. 나는 정맥 내 면역글로불린(IVIG) 치료를 받았다. 5일 동안 매일 면역글로불린 주사를 맞았는데, 처음 주입할 때 몸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구토 증상이 나타났다. 그 고통 속에서도 나는 ‘다시 걷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버텼다. 면역글로불린 주사 이후 급격한 증상 악화는 막을 수 있었지만, 이미 약해진 근육을 회복시키는 일은 전혀 다른 싸움이었다. 하루 두 번씩 물리치료를 받았다. 처음에는 침대에 앉는 것조차 힘들었다. 다리에 힘을 주려고 해도 미동조차 없었다. 물리치료사는 작은 발목 움직임 하나에도 엄청 칭찬해 주었고, 그것이 큰 힘이 되었다. 회복 과정은 한마디로 인내의 연속이었다. 다리가 바닥을 스칠 때의 감각, 스스로 몸을 일으킬 때의 떨림, 작은 진전 하나하나가 내 눈에는 기적 같았던 느낌이었다. 한 달이 끝나고 겨우 보조기에 의존해 걷기 시작했고, 두 달째 되는 날 병원 복도를 한 바퀴 돌 수 있었다. 물론 완벽한 회복은 아니었다. 다리에 약간의 저림과 피로감이 남아있었지만, 내가 다시 혼자서 걸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했다. 무엇보다 ‘혼자 일어설 수 있다’는 자존감을 되찾은 것이 가장 큰 결산이었다. 이 병은 육체만이 아니라 정신마저도 병들게 만드는 병이지만, 끈질긴 의지와 주변의 지지로 나는 그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4. 길리안 바레 증후군 뒤의 삶 — 다시 평범함을 찾은 소중함
회복 후에도 길리안 바레 증후군은 내 일상에 잔잔한 그림자를 남겼다. 겉으로 보기에는 정상으로 돌아온 듯 보였지만, 간혹 손발이 저리거나, 계단을 오를 때 근력이 빠지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날씨가 흐리거나 과로를 하면 그 증상은 더 뚜렷해졌다. 하지만 이런 불편함조차도 이제는 감사하게 여긴다. 병상에 누워 있었던 시간에 비하면 지금의 불편은 사소한 일이다. 나는 매일 아침 두 다리로 서는 순간, 깊은 감사를 느낀다. 무엇보다 이 경험은 나에게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해 주었다. 바쁘게만 살던 과거에는 느끼지 못했던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이제는 매일 음미하고 있다. 아침에 가족과 함께 차 한 잔을 할 때, 친구들과 거리를 걷는 일, 혼자 힘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외출할 수 있는 것을 모두가 작은 기적이라고 받아들여야 한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꾸준한 노력도 빠질 수 없다. 재활운동을 이어가고, 가벼운 스트레칭과 근력 운동을 생활화했다.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면역력을 높이는 식단 관리도 반드시 필요하다. 길리안 바레 증후군은 나를 한 번 넘어뜨렸지만, 동시에 나를 더 강한 사람으로 만들어주었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같은 고통 속에 있다면 꼭 전하고 싶다.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강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